표면증강라만분광법

빛과 나노 구조체의 상호작용을 이용한 센싱 연구

현재 나노물질을 이용한 화학물질 센서는 무게 변화, 전기적 신호 변화, 광학적 변화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나, 높은 선택성(selectivity; 서로 다른 화학 물질을 구분하는 정도)나 다수성(multiplicity; 서로 다른 화학 물질을 동시에 구분하는 정도) 달성에는 여러 종류의 센서를 매우 많이 배열하여 사용해야 하는 한계가 있음. 우리 연구실에서는 민감도, 선택성, 다수성을 모두 가진 고도의 화학물질 센서 제작을 위해 분광학적 접근법을 이용하고자 함. 분광법은 물질과 빛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특정 물질의 고유한 스펙트럼 신호(fingerprint)를 획득할 수 있으므로, 그 기작 상 높은 선택성을 이미 가지고 있음. 따라서 분광법의 신호를 증폭함으로써 높은 수준의 민감도와 선택도를 동시에 달성하고자 함.
라만 분광법(Raman spectroscopy)은 초 단위의 빠른 측정 속도, 비침습성 등의 장점이 있음. 라만 분광법은 물질에 조사된 빛이 비탄성적으로 산란될 때 일어나는 에너지 차이를 분석함. 이러한 비탄성 산란은 극히 낮은 확률로 일어나기 때문에, 고민감도의 센서 제작을 위해서는 라만 신호를 증폭하는 것이 필수적임. 이를 위해 우리 연구실에서는 표면 플라즈몬 공명을 이용한 전자기적 증강을 이용함. 금속 내 자유전자는 전자기파가 조사될 때 집단적 진동을 하고, 이를 양자화한 것을 플라즈몬이라 칭함. 특정 금속 물질의 공명파에 해당하는 빛을 조사하면, 금속 표면 주위의 전기장이 강하게 증강될 수 있음. 이렇게 증강된 전기장 내에 위치한 시료로부터 증폭된 라만 신호를 얻는 표면증강 라만분광법(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SERS)이 우리 연구실의 주요 접근법임.
표면증강 라만분광법을 이용한 화학 센서를 합성막(synthetic membrane)에 적용하여 물질 분리와 반응의 양상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기 위한 초고정밀도 화학 센싱 기술을 연구하고 있음. 이러한 초고정밀도 화학 센서를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하여 최종적으로 분광학적 인공코(artificial spectroscopic nose) 기술로 발전시켜 환경 모니터링, 질병 진단 및 생화학물질 탐지 등 여러 분야에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함.